여름이 되니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휴가를 많이 갑니다.  특히 한국인 동료들은 한국으로 떠나는 분들이 많고 가까이 지내는 동료 박사님은 일본을 거쳐서 한국을 들어가게 되었다고 해서 일본길이 초행인지라 그래도 오래전이지만 일본을 다녀본 저와 여기저기 함께 일정을 짜보기도 하였습니다.

가만히 보니 거의 모든 동료들이 일년에 한번씩은 멕시코 캔쿤이 되었거나 하와이가 되었거나 옐로스톤 국립공원이나 나이아가라 등 각양 각지로 여행을 가는 듯 합니다.  하지만 늦게 공부를 시작해서 힘든 14년간의 공부를 마치고 40대 중반에 회사에 첫 취직을 하고 보니 큰 아이가 대학을 곧 가게 되었고 그로 인해 계속 여유가 없어 가족들과 제대로 된 여행을 떠나본지가 언제인가 싶습니다.  덕분에 저희 아이들은 일년에 3개월의 여름방학, 일주일의 추수감사절 휴가, 그리고 연말 3주 정도의 겨울방학을 언제나 집에서 딩굴 딩굴 런닝맨을 보거나 인터넷을 하며 보내는 것에 매우 익숙합니다. 물론 3-5년에 한번쯤 다른 주에 있는 지인의 집을 방문하는 것 정도가 우리 가족 수준의 여행이라면 여행일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아내나 아이들이나 단 한번의 불만도 없으니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언젠가 아이들에게 아빠가 꼭 멋진대로 여행을 한번은 데려갈테니 나라에 상관없이 가고 싶은 곳을 한번 말해 보라 하니 축구선수를 했었고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 녀석은 바르셀로나 정도를 꼽을 줄 알았고 학교에서 제2 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우는 딸아이는 삿포로쯤 가고 싶을 거라고 예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두 아이의 잎에서 나온 가장 가고 싶은 곳은 똑같이 디즈니 랜드였습니다.

각각 대학생과 고등학생인 아이들에게 다 커서 그런데를 가보고 싶냐 라고 물어보니 가본 적이 없어서 다 컸음에도 불구하고 꼭 한번은 가보고 싶다고 얘기를 하는 것을 들이니 잠깐 가슴이 시큰하기도 합니다 (사실 두 아이는 아주 어렸을 때 가본 적이 있는데 전혀 기억을 못합니다. ^^).

그 후 동네도서관에서 디즈니 랜드를 더 잘 즐기는 법이라는 책까지 빌려보면서 연구를 하고 있지만 언젠가 갈 수 있을지 사실 요원하기만 합니다.  저는 저 나이때 아버지 덕분에 참 가본 곳이 많았었는데 말입니다.

이곳 미국에 와서 나의 인생의 첫번째 꿈을 이루었으니 나머지 생의 두번째 소원으로는 온 가족이 정말 그럴듯한 곳으로 여행을 가는 꿈을 현재 가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 날이 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샴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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