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국의 대기업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원이고 하루종일 하는 일이라고는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 보는 일이 거의 다인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그래서 어디 출장을 간다거나 일하는 건물을 벗어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어쩌다 그런 기회가 있어 모처럼 바깥 바람을 쓸 기회가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무척 감사하게 수락하는 편입니다.  이 모처럼의 외유에서 일어난 작은 일화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어 정말 오랜만에 몇자 두드려 봅니다. 


제가 일하는 회사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근무하는 특성상 각 지역에서 온 사원들을 위하여 자신의 출신 지역의 특성을 살린 활동과 유대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국인의 경우 Korean Resource Group 이라고하여 회사에 근무하는 한국인은 물론 다른 국적의 회사 중역 및 관심있는 외국인 사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활발하게 프로젝트등을 개발해서 유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제가 대외홍보쪽 일을 맡아보게 되어 외부의 행사에 회사의 지명도를 넓히기 위하여 참여하려고 노력하는 중에 이번에 미주에서 열리는 미국 거주 한인 과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제법 규모가 큰 컨퍼런스에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천여명이 넘게 참석하는 이 행사에 제가 느끼기에 반은 한국에서 온 학자들 및 기업인사들 그리고 나머지 반은 미국에 거주하는 연구자들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매년 지역을 바꾸어 가며 하고 있는데 올해는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 에서 지난 주 일주일간 열렸었습니다.


워싱턴 DC 는 처음 가보는 곳이 아니라서 지역 자체에 대한 호기심이나 설레임은 덜하지만 모처럼 5일이나 업무에서 떠나 비행기를 타고 가서 호텔 생활을 하며 지역 식당의 음식을 먹는 것은 저에게는 또 하나의 큰 쯜거움이었기에 참 기쁘게 참석했습니다.


마침 컨퍼런스 개막일 전날 다양한 행사의 일환으로 벌어진 전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의학연구가 이루어지는 곳이자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이라고 할 수 있는 NIH (National Institute of Health) 방문 견학을 하게 되었는데 어찌나 보안이 심한지 참석전에도 이미 모든 신분 조회를 했어야 했고 이 날도 따로 검색대를 통과하고 제 신분증을 등록하고 조회하는 절차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입장을 위하여 버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다른 차로 온 한무리의 그룹이 보이더군요. 5-7명이 모여서 웅성거리는 속에서 이곳 미국에서는 보기 힘든 뜻밖의 인물이 보입니다.  


바로 우리에게는 쓰까요정으로 유명한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이었습니다.  지금 한참 국민의당 대표위원 선거 때문에 나름 시끄러운 상황일텐데 어쩌면 이렇게 외부에 나와있는게 속편한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그 옆에는 역시 정치인으로 보이는 다른 분들이 계셨는데 나중에 보니 한국에서 이 행사를 위하여 국회의원 여러명과 장관 대리인들이 오셨던 것이었습니다.


NIH 를 견학하는 투어자체는 그 분들과 저희들이 따로 이루어져서 그날 다시 마주칠 일은 없었습니다.  NIH 얘기가 나온 김에 한마디 더하자면 이곳 DP 에서도 여러가지 이유로 전세계에서 제일 큰 의학문헌 관련 데이타베이스인 PubMed 나 NCBI 를 검색하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 바로 NIH 가 있는 메릴랜드의 베데스타시의 이곳에 이 데이타베이스들의 서버가 있더군요.  고맙게도 서버실까지도 접근이 관련해서 가까이에서 이를 전세계 의학연구의 중추를 직접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하나의 멋진 경험이 되었네요.  


미국에서 연구비를 많이 쓰기로 유명한 NASA 가 연구비로 일년 20조 정도 돈을 쓰는데 NIH 에서 쓰는 연간 예산이 40조이고 이는 NASA 의 두배에 해당하는 금액이자 아마도 미국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쓰는 연구 단체이므로 미국의 의학 연구에 기울이는 노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20퍼센트 정도를 삭감하려고 하는 것은 함정 ^^).  NIH 다음으로는 같은 날 연이어 NASA 를 방문할 수 있어서 이 비교를 더 선명하게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쨌거나 5일 정도를 참여하면서 개막식 행사등에서 다시한번 먼발치에서 김경진 의원을 볼 수 있었지만 역시 가까이 할 시간은 나지 않더군요. 한가지 이색적인 것은 미국에서 워싱턴 DC 는 사실상 메릴랜드주와 버지니아주를 끼고 있는 도시인지라 메릴랜드 주지사와 버지니아 주지사의 대리인들이 이 행사에 참가했는데 메릴랜드 주지사의 경우 부인이 한국분이어서 (토종 한국분 ^^) 이 분이 메릴랜드 주지사를 대신해서 오셨는데 최근에 워싱턴 DC 를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뵈었다고 하시고 매우 한국적인 영어 발음으로 연설을 해주셔서 이채로웠습니다.


회사에서 함께 참여한 동료분께는 여러가지 활동을 기록으로 남기는데 김경진 의원같은 분이랑 함께 한 사진이라도 하나 남겨놓았으면 돌아가서 다른 한국분들에게 뭐라도 흥미로운 기록이 될 것 같아 좋겠다는 얘기를 그냥 잡담으로 하며 그렇게 일정을 마무리하는 듯 했습니다.


마지막 날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 위하여 호텔 앞에서 발렛파킹 되어있는 차를 기다리다가 핸드폰 신호가 잘 안잡혀 일행 분과 좀 떨어져서 길가쪽으로 나가 서있는데 일행분이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일행분이 어떤 분과 함께 제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함께 오는 분은 어랏! 김경진 의원이었습니다.  잠시 이게 무슨 상황인가 어리둥절했지만 본능적으로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고 일단 인증사진을 하나 찍었습니다 (나중에 이 분이 말씀해 주시는데 제 말을 기억해 두셨다가 김경진 의원이 마침 혼자 나가는 순간에 그 분을 붙잡아서 저에게 데려왔다고 하시더군요. ^^)




그 후 나란히 서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한때 민주당 중진이셨던 외가 친척분 얘기를 하니 반색을 하시면서 명함을 꺼내서 주시더라구요.  나중에 보니 핸드폰 번호에서부터 이메일 주소까지 적혀있는 개인용 명함이었는데 자신의 이메일로 Gmail 을 쓰시는게 이채롭더군요.  뭐랄까 대한민국 국회 공식 이메일이 아닌 지메일 주소가 있어서 정말 개인적인 용도의 명함이겠구나 지레 짐작을 했습니다.


그렇게 잠시 정신없이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어찌나 태도가 공손하신지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에 제가 만나보았던 국회의원들은 뭐랄까 어깨에 힘이 들어간, 뭔가 대접 받는데 익숙한 그런 분들이 많으셨는데 일면식도 없이 예정에 없는 만남에도 불구하고 제 이야기도 잘 들어주시고 상대를 존중하는 배려가 몸에 배어 있으시더라구요.  청문회 때 보았던 예리함과는 매우 상반된 모습이어서 이채로웠습니다.


그 짧은 이야기 도중에도 저와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님이 함께 해주셨던 뉴스포차의 팟캐스트 뉴스포차 이야기를 잠깐했었습니다.  그 프로그램 덕분에 김경진 의원을 외국에 있는 제 주변 분들이 더 잘 알게 되었다고 하니 ‘그 프로그램한게 시간이 좀 되었잖아요’ 하면서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시더라구요.


그렇게 잠깐의 대화를 나누고 저희 차가 나오는 바람에 그 분을 보내드렸는데 보좌관이나 주위에 사람 하나 없이 혼자서 일정 소화를 위해서 가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화를 하고 있었을 때는 몰랐는데 같이 가신 동료분이 제가 대화하는 것을 찍어서 보내주었는데 바로 김 의원이 제 이야기에 빵 터져서 웃고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어랏? 이런 순간이 있었던가?’


저조차 생소한 장면이라 어떤 순간이었나 기억을 거슬러보니 어떤 대화를 나누던 장면인지 바로 생각이 났습니다.  바로 다음과 같은 짧은 대화 때문이었습니다.


샴페인: 요즘 국민의당 돌아가는 상황이 많이 깝깝하시죠? 

김경진 의원: 죽겠습니다!!


누구 때문이라고 구체적인 이름을 적시하지 않은 대화였지만 말하는 저나 답하는 의원님이나 매우 함축적인 대화로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었던 그런 순간이었고 그 짧은 순간에 공감이 이루어져 아마도 저렇게 빵 터졌었던 같습니다.  이 사진을 보니 예전에 지인이 좋아하시는 바람에 (물론 저도 팬인) 왕년의 아이돌 가수 이지연씨를 아틀란타까지 가서 만나서 대화를 나누던게 찍혔던 기억도 함께 나는군요 (이곳에도 소개한 적이 있어 혹시 기억하는 분이 계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억속의 우상 그녀를 만나다사진 클릭하시면 이지연씨 만나뵌 글로 이동합니다



그게 금요일 밤의 일이고 어제 토요일에 비행기를 타신다고 했으니 지금은 김경진 의원 한국으로 돌아가셨겠군요.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미국에 있는 과학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은 기회가 있었다면 미국에 있는 과학자들의 애환과 건의가 전달될 수 있는 좋은 통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점입니다.  사실 이번 컨퍼런스에 과거에 장관을 하시고 한때는 대통령 후보까지 하셨던 원로 정치인 한분이 오셨었는데 저희 분과 발표장까지 오셔서 이런 저런 개인의 의견을 제시하며 저희와 얘기를 나눴던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거든요 (물론 그분께서 조금은 뜬금없는 정권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셔서 저희랑 생각이 많이 다르시구나 하긴 했었습니다)


사실 저는 미국에서도 아주 작은 도시에 살고 있어 알려진 사람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서 대도시인 서울에 살 때보다도 더 많은 유명인들을 이곳에서 직접 만나볼 기회가 있었던 것은 개인적인 큰 행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비록 국민의당이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요즘이지만 청문회에서 정말 날카로운 표정을 보여주시고 개인적으로는 무척 배려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김경진 의원의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작으나마 기대를 걸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별것 없는 긴 글 읽어주신 여러분께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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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샴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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