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혹시 가상현실 (Virtual Reality 혹은 VR) 이라는 것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맞습니다. 바로 영화 같은 곳에서 머리에 뭔가 커다란 스키 탈 때 쓰는 고글보다도 큰 것을 뒤집어 쓰고 눈 앞에 있는 스크린을 통하여 현실감을 느끼는 그런 것 말입니다. 사실 이런 VR 기술들은 새로운 것도 아니고 이미 오래전부터 소개되어 왔지만 문자 그대로 가상현실이라고 부를만한 기계는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삼성에서 기어 VR(Gear VR)을 소개하기 전까지는요..
사실 기어 VR을 나오자마자 첨 접하고는 (관련 일을 하고 있어 회사에 이 기기가 있습니다) 그냥 비교적 나은 편이네 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인터넷에 올라오는 각종 놀라운 경험 이야기들을 보면서 이건 나은 정도가 아니라 어쩌면 굉장한 기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었습니다.
이미 아마존 리뷰어를 하고 있어서 온갖 최신 전자제품을 매달 접해온 터라 새로운 gadget 에 대한 불감증 같은게 생긴지 오래지만 오랜만에 지름 욕구가 불끈하는 아이템이 되어버리는 순간 어느덧 제 생일이 가까워졌습니다. 구입할 구실이 생겼다는 거지요. 브라보!!
$199 이라는 가격에 드디어 손에 넣은 기어 VR. 3D 입체효과는 이미 경험해 보았지만 집에서 여유롭게 찬찬히 하나 하나 기능을 들여다보니 곧바로 인터넷에서 왜 그리 난리인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360로 전후좌우로 펼쳐지는 동영상이나 그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는 360도 사진도 굉장했지만 실제 동네 영화관에서 거대한 와이드 스크린으로 보는 듯한 효과를 거의 완벽하게 구현해 주는 Oculus Cinema 라는 엡에 특히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사람의 눈은 얼마나 속기 쉬운지요. 수십년 전에도 안경 비스무리하게 생겨서 눈에 끼면 50인치 화면을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광고했던 고가의 기기들이 실제 착용해 보면 눈앞에 우표만한 화면이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느낄 수 없었던 경험이 있었는데 이 오큘러스 시네마라는 엡은 진심 눈앞에 거대한 화면이 펼쳐질뿐 아니라 좌우를 둘러보면 극장의 좌석들이 실제 있는 그대로 존재합니다. 더구나 좌석이나 실내를 대충 그려놓은게 아니라 영화가 밝아지거나 특정 색깔로 바뀔 때 객석의 의자들도 그 영향을 받아 같이 반영을 보여줌으로써 실감효과 200% 입니다.
스마트 폰에 들어있던 교회에서 성가대가 노래하는 직접 찍은 동영상을 거대한 화면에서 보니 굉장하다는 얘기가 절로 나옵니다. 더구나 3D 영화를 구해서 보니 이건 정말 끝내줍니다. 개인적으로 3D 영화를 좋아하는 키덜트 같은 구석이 있는데 저의 이런 면을 아주 훌륭하게 만족시켜주더군요. 그렇잖아도 집에 3D TV 가 없어서 소장하고 있는 3D 블루레이 타이틀을 입맛만 다시며 보고 있었는데 이렇게라도 3D 영화를 볼 수 있게 해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기어 VR 용으로 3D 영화를 정식 구입할 길이 없는게 안타깝습니다).
오큘러스 씨네마 엡
개인적으로 비디오 게임이나 컴퓨터 게임을 별로 즐겨하지 않는데 몇몇 데모로 따라온 VR 게임들을 해보니 절로 탄성이 나오더군요. 몰입감도 대단하고 실제로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은 해보지 않은 분들은 절대로 모릅니다. ^^
집에 놀러오시는 분들에게는 헬리콥터 밑에 매달려서 주변 경치를 보는 360도 영상 하나만 보여드리면 기절들을 하십니다. ^^ 너무 실감이 나는데다가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실제로 비명도 지릅니다. ^^ 그리고 Saturday Night Live 녹화 현장을 360 도로 보여주는 데모 영상을 보면 스튜디오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대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 가를 알게되어 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자 그럼 장점만 있느냐? 현재까지 발견한 몇가지 단점들을 한번 나열해 봅니다.
1. 현재 나와있는 삼성 기어 VR 은 오직 Galaxy Note 4 스마트폰에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다른 폰에서는 사용불가이고 조만간 삼성의 신제품 S6 용 기어 VR 이 발매된다고 공지가 난 상태입니다.
2. 스마트폰 화면을 돋보기를 통하여 들여다 보는 형태로 되어있어서 노트 4가 Full HD 해상도보다도 높은 무려 2560*1440 이라는 엄청난 해상도를 자랑하는데도 앞에 가는 모기장이 쳐져있는 듯한 느낌이 계속 납니다. 위의 해상도는 여러분이 보통 쓰는 노트북의 해상도가 1366*768 그리고 Full HD TV 가 1920*1080 인 점을 감안하면 5인치 정도 스크린에서 구현하는 극단의 해상도인데도 아직 VR 에서는 더 높은 해상도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모기장은 적응이 되더군요. 마치 야구장 캐쳐뒤에서 경기를 보면 안전망이 적응이 되듯이요. ^^
3. 컨텐츠가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특히 기어 VR 에서 사용하는 엡 (게임 등) 들은 안드로이드의 Play Store 가 아닌 별도의 Oculus Store 에서 구입해야 하는데 아직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위에도 언급했듯이 3D 영화를 집어넣어서 보려면 개인적으로 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구하는 일도 그렇지만 오디오도 돌비 디지털 (AC3) 나 DTS 등을 지원하지 않아 오디오를 다시 인코딩 하는 일도 필요하고 자막 역시 오큘러스 시네마 같은 엡에서는 지원하지 않아 추가 작업이 필요합니다 (삼성에서 나오는 MilkVR 에서 자막을 지원하긴 합니다만 여기에 또 다른 제약이 있습니다).
위에 나열한 것들이 제가 현재까지 경험해 본 단점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 기어 VR 은 제가 영상관련 기기에 관심을 가진 이후에 가장 큰 놀라움을 준 기기였습니다. 아마 저의 가족들은 주말에 의자에 앉아서 큼지막한 덩어리를 얼굴에 끼고 거의 두시간 가깝게 뭔가를 시청하는 저를 보고 있으면 좀 기괴하게 느끼긴 할 것 같습니다.
여러 사용기를 읽어보다 보면 성인동영상에서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되어있는데 그건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 다른 사용기들을 보면 호러 게임에서도 어마어마한 효과가 있다는데 그건 제가 호러 쪽을 전혀 싫어라 해서 직접 경험하지는 않을 계획입니다.
VR 게임 - Ikarus
어쨌거나 요즘 기어 VR 에 폭빠져서 이런 저런 동영상도 보고 정말 동네 극장에 와있는 듯한 느낌에 감탄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그리고 시험판으로 올라와 있는 Ikarus 라는 게임은 정식판으로 발매가 된다면 아마도 제가 돈을 내고 구입하는 제 생애 몇 안되는 게임의 하나가 되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게임 그것도 데모만 해보고 이런 생각이 들게할 정도로 정말 놀랄만한 게임입니다. 위에 첨부한 스크린 캡춰는 그저 그래 보이지만 말입니다).
기술의 발전이라는게 새삼스럽게 놀랍다는 실감이 드는 요즈음입니다. 뭔가를 뒤집어 쓰고 실제 경험하는 것 같은 효과를 느낀다는 것에 굉장히 회의적이었는데 요즘은 그 생각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이제 스마트폰의 해상도가 4배 혹은 8배 정도 올라간다면 완벽한 가상현실도 가능하겠더군요.
간만의 대박 아이템이라 매우 흡족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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