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서 라이브 앨범
저는 한국에 있을 때 지독한 공연광이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좋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하드락이나 헤비메탈 장르의 공연을 특히나 좋아했었습니다. 아직도 85-89년까지 파고다 연극관을 누비고 다니며, 지금은 세상에 널리 알려진 김종서나 이승철, 김태원등의 공연을 보러 다닌 기억이 납니다. 물론 이중산이나 이근형 등도 좋아했었고 김완선 노래의 작곡자가 아닌 연주자로서의 손무현도 참 좋아했었고 신대철이나 최구희등의 기타에 열광하기도 했으며 파고다 연극관 외에도 이태원의 라이브라는 카페, 신촌의 레드 제플린이라는 음악 감상실에도 상당한 매상을 올려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 그리고 십몇년전 공연 인프라가 좋은 이곳 미국으로 오면서 공연에 관한한 딱 3가지 꿈을 가지고 왔습니다. Dio 와 Yngwie 그리고 Van Halen 의 공연은 무슨 일이 있어도 보고 가겠다가 그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생활 10여년이 훨씬 넘은 지금 그 꿈을 다 이루었습니다. ^^;;
Farm Aid 1985 in Champaign
제가 있는 곳이 규모가 매우 작은 대학도시이지만 좋은 공연장들을 가지고 있고 대도시인 시카고와 인디애나폴리스 사이에 있어서 시카고에서 인디폴로 이어지는 아티스트들의 공연 일정에 저희 동네를 거쳐가는 경우가 많아 최상의 공연을 그동안 아주 싼 가격에 좋은 자리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있는 이곳은 Farm Aid 라고 하는 Live Aid 의 뒤를 이은 유명한 대규모 자선공연이 있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도시 사이즈에 비해 큰 공연장을 그것도 클래식과 팝 양쪽으로 훌륭한 공연장을 각각 가지고 있어 참 좋았습니다. 학생할인까지 받는 탓에 15불에서 20불 내외의 가격만 부담하면 저의 나름대로의 좋은 자리 구하기 노하우를 발휘하여 언제나 무대에서 10에서 15미터 내외의 자리를 얻었었고 가끔은 무대 밑 2-3번째 줄에서 공연을 보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소규모 공연장에서도 좋은 공연들이 이루어져 아내는 소극장에서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좋은 George Winston 의 피아노 공연을 보기도 했었습니다.
Dio 데뷰앨범 Holy Diver
저의 첫번째 꿈은 Dio 의 공연을 보면서 이루어졌습니다. 전설적인 밴드인 Deep Purple 을 뛰쳐나와서 자신의 밴드인 Rainbow 를 결성한 기타리스트 Richie Blackmore 가 선택한 보컬리스트인 Dio (Ronnie James Dio) 는 Black Sabbath 를 거쳐 자신의 밴드인 Dio 를 결성하면서 오랫동안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데 저에게는 그의 마법과도 같은 보컬이 언제나 최고였었습니다. 고음에서도 소리가 가늘어지지않고 파워풀하게 뿜어대는 보컬이 일품이었고 읆조리듯 하는 Rainbow Eyes 와 같은 락 발라드에서도 그는 최고였습니다. 언제나 그를 볼 수 있게 될까 꿈만 꾸고 있었는데 우연히 알게된 같은 종류의 음악을 사랑하던 일본인 친구가 제가 사는 곳보다 몇배는 더 작은 인근 동네 클럽에서 그의 공연이 있다고 하여 반신 반의하며 따라갔었습니다. 그야말로 완전 촌동네의 무대라고도 할 수 없는 무대가 있는 빠에서 Dio 가 공연을 한다니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관중들 많이 들어차봐야 백명이나 될까 당시 빠안에 있는 손님도 30명 정도에 불과했었는데.. 놀랍게도 그곳에서 Dio 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무대도 플로어 한쪽을 구분해 놓은 정도라 Dio 와
Ronnie James Dio
저 사이에는 불과 안전을 위해 철치한 자그마한 철책이 하나 있을 뿐이었고 그의 노래를 들으며 감격에 북받쳐 손을 들어 흔들고 있다보면 바로 1미터도 안 떨어진 곳에 있는 디오가 노래를 부르며 제손을 잡아주기도 하였습니다. 세상에나.. 공연 내내 4-5번은 잡힌 것 같았습니다. 정말로 잡혔습니다. 제가 잡은게 아니고.. 그의 공연은 여전히 파워풀했고 그의 보컬은 정말 많은 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Rock Vocalist 임을 증명해 주었습니다. 저를 잡아준 그의 갸날프고 마른 손만이 그의 나이를 말해주는 듯 했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밖에 나오자 그의 투어 전용 버스에 그려져 있는 정말 디오스러운 그림들이 그의 존재를 증명해 주었습니다. 이는 아직도 저의 공연 관련 기억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Yngwie Malmsteen
어렸을 때부터 가장 좋아했고 지금도 그가 애용하는 기타(Fender Stratocaster)를 사서 집안에 세워놓은 기타리스트 Yngwie Malmsteen (잉베이 말름스틴이 원어에 가까운 이름인데 저는 처음 알게된 이름 잉위 맘스틴으로 그냥 부릅니다 ^^) 은 미국 공연을 좀처럼 자주 하지 않는 터라 과연 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엉뚱하게도 제가 미국에 오자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았던 잉위 맘스틴의 내한 공연이 성사가 되었고 그 날이 제 생일인 3월 30일이었다는게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한국에 온 외국 유명 락밴드의 공연을 하나도 놓치지 않은 저였기에 더 억울하더군요. 잉위는 한국에 가고 저는 미국에 오고... -.-;; 그런데 우연히 인터넷을 통하여 G3 의 멤버로서 잉위 맘스틴이 선정이 되었고 미국 투어에 돌입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G3 컨서트는 지금도
Fender Stratocaster
죠 새트리어니, 스티브 바이 그리고 또 한명의 연주자 이렇게 세명이서 일렉기타 위주로 편성을 해서 컨서트를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기타가 세개라고 G3 ^^). 첫해는 깔끔한 기타와 수려한 외모로 유명한 에릭 죤슨이 선정이 되었었는데 두번째 해에는 잉위 맘스틴이 선정이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쪽에서는 제일 먹어주는 기타리스트인 죠 새트리어니와 그의 제자이기도 하고 역시 유명한 스티브 바이 그리고 잉위 맘스틴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니 이건 정말 미국 NBA 농구 드림팀보다 저에게는 더 감격적인 이벤트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제가 사는 도시에는 오지 않기에 가까운 대도시인 시카고의 공연을 아주 일찍 예매를 했고 결국 그곳에서 함께 연주하는 죠와 스티브 그리고 잉위의 무대를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의 기타 사운드는 앨범에서 듣는 것보다 훨씬 더 하이피치의 폐부를 파고 드는 날카로움이 있었고 뚱베이라고 놀림 받기도 하는 그의 몸매는 그의 음악에 가려 저에게는 그냥 너무 멋지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이 G3 공연에
G3 Live
서는 유명한 베이스 기타리스트인 Bily Sheehan 이 참여해서 더욱 감격스러웠었는데 역시 기타리스트로 정말 유명한 토니 매켈파인(Tony MacAlpine)이 키보드 연주자로 나와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키보드를 치다가 가끔 기타를 연주하기도 했었지요. 다른 컨서트에서라면 단독으로 출연할만한 90년대를 대표하는 기타리스트로 유명했던 그가 이렇게 서브로 등장하는 것을 보니 이 컨서트의 수준을 알 것 같아 정말 놀라웠습니다. 스탠딩 공연이었기에 내내 서서 보았는데도 조금도 피곤한 줄 몰랐고 2시간 반동안 차를 몰고 내려오는 동안에도 그 감격에서 헤어날 수가 없었으며 잉위가 습관적으로 던져주는 기타 피크를 받지 못한 아쉬움만 계속해서 남아 있었습니다. ^^;;
그리고 마지막 꿈이었던 Van Halen 은 이곳에서 보았습니다. 그의 무대는 상상한 것보다 이백삼십오배 멋졌고 라이브로 듣는 Eddie Van Halen 의 연주는 극상이었습니다. Sammy Hager(보컬), Michael Anthony(베이스), Eddie(기타) 그리고 Alex Van Halen(드럼) 등 역대 최고의 멤버로 구성된 이 팀은 정말이지 이들이 왜 최고인지를 그들의 음악으로 저의 머리통을 두드려 가며 일깨워 주었습니다. 특
Van Halen 데뷰앨범
히 에디의 기타 솔로가 펼쳐질 때면 무대 한쪽에 쭈그리고 앉아 관객들이 던진 티셔츠와 모자에 일일이 사인해서 돌려주던 보컬 새미 해거의 행동이 기억에 참 많이 남습니다. 한두번도 아니고 두시간 정도에 걸친 공연 내내 사인을 해주는 그를 보면서 저 사람이 지금 사인회로 착각을 하나 할 정도였습니다. Van Halen 의 이전 공연에서 보지 못했던 무대위의 엄청난 크기의 비디오 스크린에서 뿜어져 나오던 화면도 인상적이었고 설암(혀에 발생하는 암) 으로 고생했다던 에디는 여전히 완전히 회복이 된 듯 무대에서 트레이드 마크가 되버린 기타헤드에 꽂아놓은 담배를 연신 피워댔습니다. 혼자서 공연을 보러간 뻘쭘함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두시간이 지나가버렸고 에디의 기타 플레이는 지금 글을 쓰는 이 시점까지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Prince
이렇게 3개의 공연은 제가 미국에서 이것만은 보고 가야겠다고 꿈을 꾸는 공연이었기에 그 세가지를 다 이루었다는데에서 지금도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물론 이외에도 Judas Priest, Whitesnake, Poison, Motely Crue, Scorpions, Anthrax, Survivor, Styx, REO Speedwagon, Yanni, Prince, David Copperfield(마술) 등 셀 수 없이 많은 공연을 보았습니다. Sarah Chang (장영주), Kathleen Battle, 요요마와 같은 클래식 공연자들의 공연도 보았구요. 그렇지만 제가 미국에 와서 본 공연중에 가장 끝내주는 공연을 뽑으라면 그건 Prince 를 꼽고 싶습니다. 160 센치가 안되는 단신에서 뿜어나오는 그의 카리스마와 관객을 능수능란하게 이끌며 전 쟝르에 걸친 천재적인 음악성을 과시하던 그의 무대는 관객반응이나 공연의 질적인 완성도 이 모든 면에서 최고였습니다. 프린스의 음악팬은 아니지만 다시 그가 공연을 한다면 만사 제치고 달려갈 정도입니다. 미국의 이승환이라고 해야하나요? ^^;;
Rush의 Alex 와 Geddy
이제 공연에 관해서 남은 소망이 있다면 캐나다인 3인조 Rush 의 공연을 보는 것입니다. 한참 프로그레시브락에 심취했을때 본질적으로 하드락에 취향이 있었던 저에게 프로그레시브한 음악을 하드락으로 잘 버무려 내었던 Rush 의 음악이 참 매력이 있었고 지금의 저에게 가장 공연에서 보고 싶은 밴드가 되었네요. 하지만 이전만큼 열정은 남아있지 않아 시카고까지 달려가면서 볼 여력이 안되는게 문제입니다. 이런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드물기에 언제나 혼자 먼길을 달려가서 보고 혼자 내려와야 하거든요. ^^;;
갑자기 뜬금없이 제가 잘 가는 인터넷 모임에서 삘을 받아서 (^^) 이렇게 몇자 휘리릭 적어봅니다. 이제는 예전만큼 공연도 자주 안가고 간다 하더라도 소시적의 감동을 받을 수 없는 나이가 되어버렸습니다만 그래도 항상 멋진 공연과 그로 인해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요즘은 아이들이 다 크고 또 자기들이 컨서트에 가기를 소망해서 아마도 아들 녀석의 취향에 맞는 공연을 보게 될 날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사진출처:
http://www.kathykurasch.com/extras/Farm%20Aid.JPEG
http://dmme.net/pix/interviews/dio1.jpg
http://www.spirit-of-metal.com/les%20goupes/D/Dio/Holy%20Diver/Holy%20Diver.jpg
http://images.thegauntlet.com/pics/yngwie_malmsteen-band.jpg
http://bp1.blogger.com/_njoE6aiE388/SFZwYpKPfJI/AAAAAAAAAMM/2bfO1ZMwxTw/s400/Fender_American_Stratocaster_1.jpg
http://www.dvdtimes.co.uk/content.php?contentid=62110
http://dirtymartini.files.wordpress.com/2007/08/prince-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