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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4 자랑스러운 내친구 미선이를 소개합니다 6



40대 중반을 향하여 달려가는 나이에 이성친구의 이름을 버젓이 글제목으로 걸어놓고 보니 좀 쑥스럽긴 하지만 얘기를 꺼내볼랍니다.

저의 아내는 이성간에 우정이 존재하는 것을 믿지 않지만 저에게는 정말 좋은 이성친구가 여럿 있습니다 (물론 당연히 이성간에도 동성 이상의 우정이 존재함을 저는 믿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알아왔고 이렇게 외국에 와서 살고 있음에도 아직도 연락하며 한국에 가면 누구보다도 먼저 뛰어나와 반겨주는 이성친구가 몇명 있습니다.  그 중에 국민학교 (지금은 초등학교라 해야겠지만 저는 국민학교를 졸업했습니다 ^^) 동창 정확히는 이 친구의 존재를 인식하게된게 4학년때인 1976년 정도이니 33년을 알고 지내는 이성친구가 바로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미선이라는 친구입니다. 

저의 중고등학교 시절이야 남녀가 유별한 시대였기에 따로 만날 기회가 있을 수 없었지만 (그때는 중고등학생이 이성교제를 하던 친구로 만나던 밖에서 만나면 불량 청소년 취급을 받던 시절이었습니다 ^^) 다행히 같은 교회를 다니는 통에 그것도 청년부에서 함께 활동하는 바람에 미선이와는 참 잘 알고 지냈었습니다.  더구나 집안끼리도 가까워서 사실 대화는 몇마디 못 나누었어도 (남녀유별하다고 했잖아요 ^^) 끈끈하게 정을 이어가는 친구였습니다.

이 친구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 무용가였습니다.  국민학교 다닐 때 자기는 이대 무용과를 들어가서 무용가가 되겠다는 얘기를 했었고 결국 이대 무용과를 들어가서 무용가의 길을 걷고 있는 제 주변에 보기 드문, 초지일관 꿈을 이룬 친구였습니다.  생각해 보니 이 친구와의 만남은 단둘의 만남은 단 한번도 없었고 (남녀가 유별했다니까요? ^^) 언제나 한 무리의 고향 친구들과 함께였습니다.  이 한무리의 친구들은 아직까지 함께 만나고 있으니 참 감사한 일입니다.

2004년 한국에 갔을 때, 그 후 4년 반이 지나서 2008년 12월에 한국에 갔을 때에도 여러 일정을 마다하고 두번 다 나와줘서 앞서 언급한 한무리의 친구들과 함께 새벽까지 술잔을 기울이던 것은 아직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더구나 집이 일산에서도 더 들어가는 파주 근처임에도 차를 놓고 가는 무리를 감행하면서까지 타국에서 친구가 왔다고 함께 술잔을 기울여주니 참 감사하더군요.

또한 이 친구의 어머니께서는 미장원과 유명 미용학원을 제 고향에서 하셨었는데 예전에 아내가 한국에 갔을 때 이 친구의 어머니에게 단기 속성코스로 커트와 파마를 배워와서 지금까지 저의 가족은 모두 아내의 손에 의하여 저는 깔끔한 헤어 스타일을, 아들은 2PM 의 박재범 헤어 스타일을, 딸아이는 예쁘고 귀여운 헤어 스타일을 돈 안들이고 지금까지 할 수 있게 된 것도 참 감사한 일입니다 (사실 이곳 미국에서 미장원에 가는 것도 만만치 않게 돈이 드는 일인데 그게 절약이 되서 더 감사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러다 오늘 제가 자주 들리는 웹싸이트의 시사/정치 게시판에서 글을 읽다가 글중에 링크된 딴지일보의 기사 하나를 읽게 되었습니다.  참 가슴아픈 일에 관한 기사였고 2개로 나누어진 글 속에서 갑자기 제 친구 미선이의 사진이 튀어나왔습니다.  예상하지 않은 곳에서 만난 친구의 모습에서 잠시 가슴 아픈 것을 잊고 반가움에 환한 미소를 짓고 말았습니다.  참 미선이 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오랜만의 한국 방문이라 참 기뻤었던 2008년 12월의 한국행에서 만났던, 남미 공연을 비행기를 이틀 넘게 타고 다니면서 힘들다고, 지방으로 외국 노동자들을 위한 행사를 다니면서 춤을 추느라 힘들다고 하면서도 저를 보기 위해서 나왔다는 국민학교 동창 미선이가 그 기사속에서는 죽은이의 넋을 위로하는 고귀한 무용가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다 보니 이렇게 불현듯 내 친구 미선이를 자랑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이렇게 장황하고 두서없는 글을 쓰게 되었네요.

어렸을 때부터 한 길을 꿈꾸면서 이를 끝내 이루어 내고 지금도 소외받은 사람의 곁에서 춤을 추고 있는 내 친구 미선이를 여러분들에게 소개합니다.

딴지일보

딴지일보 기사 캡춰화면, 모든 저작권은 딴지일보에 있습니다


딴지일보 원문 기사 링크

P.S. : 저는 개인적으로 글솜씨가 뛰어난 소위 논객이라고 하는 분들의 글읽기를 매우 즐깁니다.  이는 제 블로그에 들려주시는 대부분의 블로거들도 마찬가지시겠지요.  그 중에 소위 이름이 알려진 유명 논객분중에 제가 참 좋아하는 분이 한 분이 있습니다.  사상적으로 저랑 지향하는 바가 같지 않지만 그의 글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으며 대한민국과 같이 경직된 사회에서 자신이 B급좌파라고 당당히 주장하는 그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민주적인 육아방법이 참 좋아 그의 개인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하나도 빼놓지 않고 글을 읽었으며 그가 나와 고향이 같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반갑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년전까지 그의 글 속에서 자주 등장하던 '단이엄마'가 내 친구 미선이었음은 꿈에도 짐작지 못했었습니다.  저는 미선이를 수십년을 알아왔지만 그의 남편을 책을 출판하는 사람으로만 알아왔었지 제가 좋아하던 논객이 내 절친의 남편이었음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으며 그녀의 아이 단이 그 글속에 종종 등장하던 단이였음을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일년전에 친구들과 함께 미선이를 한국에서 만났을때야 비로서 그 얘기를 나누면서 미선이와 박장대소를 할 수 있었고 ("네가 바로 그 단이엄마였던거야?" 라구요 ^^) 친구의 남편이라는 것을 악용하여 그 논객을 좋아하는 어떤 분에게 그 분의 저서에 받는 분의 닉네임을 담은 싸인을 받아서 깜짝 선물로 안겨주었던 것은 저에게 있어 좋은 기억의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나름 유명인이고 제가 팬인 그 분과 한번 만나기를 본인에게 직접 약속받을 수 있었습니다.  친구 잘 둔 덕이지요.

세상은 가끔씩 이렇게 예기치 않은 놀람으로 저를 깨우쳐 줍니다.  때로는 이렇게 기쁘게 말입니다.

Posted by 샴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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