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앞서 쓴 Ooma 에 관한 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개인적으로 인터넷 전화에 참 관심이 많은데 제가 또하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GPS 혹은 네비라고 흔히 불리우는 차량용 GPS Navigation System 입니다.  한국보다 이곳 미국에서 먼저 소개된 탓에 일찍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초기에는
Delorme USB gps

제가 썼던 Delorme사의 노트북용 GPS

소형 컬러 액정 디스플레이의 가격이 비싸서 차량용 GPS 는 1200불 (120만원) 정도는 줘야 쓸만한 것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저의 GPS 라이프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컴퓨터의 USB 용 리시버(사진 참조)에 컴퓨터용 네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저가의 시스템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자동차에 같이 탄 사람의 무릎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동승자가 저대신 노트북을 조작해 줘야 하는 지금 생각하면 아주 원시적인 시스템이었습니다.  항상 여행을 갈때면 제 오른쪽에 앉는 아내에게 정신적 부담감은 물론 (노트북 화면상의 화면을 보면서 가끔씩 조언을 줘야 하니) 노트북을 올려놓은 허벅지가 따뜻해지다가 시간이 지나면 허벅지가 쑤셔오는 육체적 부담감까지 감당해야 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결코 아내의 사랑을 받지 못했었습니다.  이를 덜기 위한 차량용 노트북 거치대는 수십만원을 홋가했기에 이를 사느니 차라리 몸을 던지겠다는 아내의 희생정신으로 때우는 그런 불쌍한 네비게이션 시스템이었습니다. ^^ 그렇지만 제가 있는 위치와 가는 곳이 지도상에 표시된다는 신기함과 노트북의 크고 넓은 화면에 펼쳐지는 고해상도의 지도는 이용할때마다 저를 참 설레게 했던 것 같습니다.

Dell Axim GPS

Dell Axim PDA 제차량 장착사진

그 후에 PDA 라고 하여 전자 수첩 모양의 소형 컴퓨터라고 할 수 있는 기계를 쓰는 저에게 강력해진 PDA 의 성능으로 인해 (고해상도 칼라 디스플레이와 빠른 CPU 속도) PDA 에 네비게이션 소프트웨어와 블루투스를 이용한 무선 통신이 가능한 GPS 센서를 달아서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더 이상 아내의 허벅지에 의존하지 않는 그럴듯한 차량용 GPS 가 가능하게 되었고 이에 감격하면서 한동안 참 잘 썼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노트북 화면에 뭐가 나오는지 아내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되었고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앞면 유리창에 붙여진 GPS 를 직접 조작하면서 참 많은 여행을 아주 편리하게 다녔었습니다 (참고로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저는 Dell 사의 Axim x50v PDA 와 GlobalSat 사의 BT-338 GPS 를 사용하였습니다). PDA 화면은 3.5인치로 노트북 화면과는 비교도 안되게 작았지만 운전정보를 제공하기에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고 제가 썼던 OnCourse Navigator 5 소프트웨어는 다른 어떤 네비게이션 소프트웨어보다 예쁜 화면을 자랑하고 있어서 참 만족스러웠습니다.  더구나 인공위성의 신호를 받아서 PDA 로 전달해 주는 GPS 센서는 블루투스 방식의 무선
OnCourse Navigator 5

OnCourse Navigator 5

이어서 차량 아무데나 던져놓아도 되었기 때문에 더욱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PDA 와 네비게이션 소프트웨어와 GPS 센서로 결합된 시스템도 몇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일단 PDA 가 GPS 만을 위해 만들어진게 아니기에 가끔씩 PDA 에 있는 다른 프로그램들로 인해 메모리 부족 문제가 생긴데다가 블루투스 무선 접속을 PDA 자체가 꺼졌다 켜질 때마다 수동으로 다시 연결해 줘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휴게소에 들리거나 중간에 밥이라도 한번 먹게 되면 계속 차안에 켜두지 않는 이상 PDA 를 재부팅하고 (메모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PS 센서를 다시 연결해 주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사진에서 보다시피 PDA 와 GPS 센서에 전원을 따로 공급해줘야 하고 헤드폰도 연결해 놓다 보니 여기 저기 선이 늘어져 있어 외관이 미려하지 않다는, 저 개인적으로 견딜 수 없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 뽀대를 엄청 중시하는 사람입니다.  ^^;;

슬슬 크기도 작고 모양도 예쁘고 GPS 센서와 기계가 일체형으로 되어있어 연결 걱정이 전혀 없는 차량용 전용 GPS에 눈길이 이어지게 되고 너무나도 다행히 (아내에게는 불행하게도) 차량용 전용 GPS의 가격이 날로 착해져 가는 것이었습니다.  PDA 에서의 네비가 메모리 관리 문제로 어려움을 더할때마다 차량용 GPS 에 대한 생각은 간절해졌고 결국은 Mio 사의 C230 이라는 GPS 를, 차량을 두대 사용하는 저희 가족에게 아들의 스포츠 원정경기를 다닐때 가끔은 혼자서 다른 도시로 차를 몰고 원정을 떠나야 하는 아내에게 꼭 필요하다는 명분하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PDA 용 GPS 는 아내가 사용하기에는 너무 번거로웠거든요 (정말 번거로웠다구요. 메모리 관리도 그렇고 주절주절.. -.-;;).  이미 눈팅으로 수많은 GPS 들을 봐오고 많은 분들의 GPS 구입을 도와드린 탓에 모델을 선택하고 구입을 결정하기까지는 전혀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아무런 주저함 없이 Mio사의 제품을 선택하였습니다.  GPS의 최고봉이자 압도적이 점유율을 자랑하는 Garmin 사가 아닌, 어떻게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듣보잡이라고 할 수 있는 Mio 를 구입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GPS 에 돌아가는 소프트웨어가 그동안 잘 써왔던 OnCourse Navigator 의 다음 버젼이고 조작 인터페이스가 Garmin 사에 비하여 훨씬 미려하다 (역시 뽀대가 중요!!)

2. 구입 당시에 2백불 (20만원) 미만의 GPS 로는 유일하게 TTS (Text-to-Speech) 기능을 지원한다.  TTS 는 '이백미터에서 우회전' 이 아닌 '이백미터 후 스프링필드 애버뉴에서 우회전' 과 같이 거리 이름을 GPS 가 직접 읽어줘서 때로는 GPS 를 쳐다보지 않고도 사용이 가능하다.

3. 이게 제일 중요한건데 GPS 를 unlock 하여 컴퓨터처럼 소프트웨어만 더하여 다른 기능들을 무한히 첨부할 수 있다.

Mio C230

Mio C230 GPS 초기화면

이상의 세가지 이유로 Mio GPS C230 을 구입해서 잘 쓰다가 드디어 가장 중요한 구입이유였던 3번, GPS unlock 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휴, 이제야 글 제목에 맞는 본론으로 들어가는군요.  제 글이 서론이 좀 깁니다 ^^).  Unlock 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Mio 사의 GPS 가 제가 예전에 쓰던 PDA 처럼 자체 운영체제 위에서 GPS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일종의 컴퓨터 형태로 되어 있는데 기계 자체가 GPS 이외에 다른 기능은 못 쓰도록 lock 을 해놓았기 때문입니다.  이해가 안 가시는 분을 위해 쉽게 이야기하자면 원래 다른 기능이 많이 될 수도 있는 기계를 GPS 만 되게 해놓은 것을 다시 다른 기능을 쓸 수 있도록 풀어준다고 하여 unlock 이라 한다는 거지요.  그동안 unlock 을 망설였던 이유는 복잡한 설치과정에서 행여나 잘못하여 GPS 자체를 망가지게 하는거나 아닐지 하는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나이가 드니 예전만큼 과감하지 않습니다 ^^;;).  다행히 언락 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이런건 그냥 개인이 재미로 만듭니다)가 많은 버전업이 되면서 이제는 메모리 카드에 프로그램을 복사해 넣고 GPS 에 삽입한 후 GPS 기계를 껐다 켜기만 하면 모든 기능이 구현되어 버리는 단계에 이르러서 제가 실제로 언락했을 때 총 걸린 시간은 모든 과정을 합해도 불과 3분이 안되만큼 놀랍도록 간단했습니다.  위의 사진은 언락을 하지 않은 미오사의 C230 GPS 를 처음 샀을때에 켜자마자 나오는 초기화면입니다.  전형적인 GPS 의 초기화면이지요.

Unlocked Mio C230

Unlock 된 제 GPS 초기화면

좌측의 사진은 제 C230 을 언락을 하고 난 후에 직접 찍은 사진으로 처음 GPS 를 켜면 나오는 화면입니다. 위의 초기화면과 매우 달라졌고 메뉴랑 아이콘이 어디서 본 것 같지 않나요? 바로 애플사의 아이폰과 매우 흡사합니다.  예전에 GPS 기능 이외에 아무것도 안되었던 저의 GPS가 이제는 GPS 는 당근 되고 (그것도 몇가지 기능이 추가됩니다) 사진도 볼 수 있고 MP3 도 돌릴 수 있고 게임도 되고 메모도 할 수 있고 계산기도 쓸 수 는 자그마한 컴퓨터가 된 것입니다 (왼쪽에 계산기, 페인트 프로그램, 포토 뷰어 아이콘 보이시죠?).  그 중에 제가 제일 좋아라 하는 기능은 바로 동영상을 돌릴 수 있는 Media Player 가 내장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먼길을 갔다가 오게 되면 가끔 옆자리의 아내가 휴대용 DVD 플레이어나 노트북으로 한국 드라마나 쇼 프로를 보면서 지루함을 달래는데 이제 번거롭게 전원을 연결하고 따로 장치를 설치하지 않아도 유리창에 예쁘게 달려있는 GPS 시스템에서 비디오가 바로 나오는 것입니다.  GPS 안에 들어가는 메모리 카드의 용량만 키우면 얼마든지 비디오를 추가할 수 있는데 제가 즐겨 사용하는 윈도우즈 비디오 포맷인 wmv 로 했을 때 요즘 7불이면 살 수 있는 2 기가바이트 SD 메모리 카드로 약 20시간 분량의 드라마와 쇼 혹은 영화를 즐길 수 있겠더군요.  언락후에 예전에 변환 해놓았던 동영상들을 돌려보니 "오 ~~"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Mio C230 playing drama

한국드라마가 나오고 있는 제 GPS ^^

이제 시카고를 다녀오는 길에 주섬 주섬 각종 장비들을 꺼내는 일 없이 설치된 GPS 그대로 아내는 편하게 쇼나 드라마를 보고 저는 그 소리들을 들으면서 흐뭇하게 올 수 있겠군요.  자주 가는 시카고의 경우 보통 시카고를 벗어날 때까지는 GPS 를 쓰다가 그 후 아는 길인 I-57 에 접어든 후 2시간은 그냥 내려오기만 하면 되는 길이라 그때쯤이면 GPS용 전원을 떼고 노트북이나 DVD 플레이어를 꺼내고 하는게 귀찮아 그냥 내려오던 것을 훨씬 즐겁게 내려올 수 있게 된거죠.  ^^;;  저야 운전 때문에 소리만 듣지만 말입니다.

현재 각종 GPS 의 언락에 관한 정보들이 담겨있는 웹싸이트들을 돌아보니 역시 미오사의 GPS가 가장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더군요.  혹시 미오사의 GPS 를 쓰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한번 도전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미오사의 제품은 거의 전기종이 언락이 됩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GPS 를 사실 계힉이고 이러한 부가 기능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미오사의 제품을 사시기를 권합니다.  미오가 인지도가 낮은 탓에 가격도 쌉니다.  하지만 오로지 GPS 기기에만 관심이 있다면 당연히 앞 인디애나폴리스 여행 포스트에 소개한 Garmin 사의 Nuvi 씨리즈와 같이 심플하면서도 편리하고 한국어까지 지원되는 제품을 사셔야겠지만 말입니다.

혹시 직접 언락에 도전해 보실 분들을 위해 Mio 사의 GPS 언락에 관한 정보가 몽땅 담겨있는 링크를 하나 소개합니다.  가지고 있는 미오의 GPS 모델에 맞는 언락 정보를 충분히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언락을 통해 부가기능만 넣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각종 가게들의 정보들도 추가할 수 있고 (기본적으로 제 GPS에는 미국 전역 백만개 정도의 갈만한 장소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천이백만개로 늘릴 수 있습니다) 캐나다 등의 지도도 추가할 수 있습니다.  또 감시카메라 위치가 담겨있는 데이터베이스도 업데이트할 수 있습니다.

http://www.freewebs.com/xtyler91/index.htm

특별히 Mio C230 기종의 언락에 관한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저는 여기에 나와있는 버젼 중 Release 4.1 을 사용합니다.

http://www.kombitz.com/2007/10/31/how-to-unlock-mio-c230/

그리고 미오사의 GPS 에 관한 정보와 각종 질문과 답이 많이 나와있는 포럼도 하나 소개합니다.

http://www.gpspassion.com/forumsen/forum.asp?FORUM_ID=37

물론 이 글이 차량용 GPS에서 이미 DMB TV 방송 및 동영상을 위시한 각종 멀티미디어 기능이 훌륭하게 구현되어 있는 한국의 GPS 사용자들에게는 아마도 전혀 감흥이 없는 글일 수 있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신기술 도입에 비교적 느린 편인 한 미국 거주자의 이야기임을 감안해 주셨으면 합니다.  현재까지 미국인들의 취향으로 볼때 GPS 에 본격적인 동영상 기능이 추가되기는 요원합니다.  물론 동영상이 되는 GPS 가 있지만 매우 드물고 판매량도 부진하며 사람들이 그런 것이 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합니다. ^^;;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제가 이 글에서 언급한 C230 이 제가 작년 11월에 구입했을 때 180불 정도였던 것이 언락이 잘 되고 TTS 기능이 있다는 이유로 인기가 올라 지금은 아마존 기준으로 $280 로 무려 100불이나 올라가는 기현상이 생겼군요.  다른 미오 제품들은 많이 떨어졌는데 말입니다.  전자제품이 가격이 올라가는 일은 매우 드문 현상이라 신기하게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어디선가는 예전 가격으로 팔고 있을지 모르니 구입을 원하시는 분은 검색을...)

어제는 예정보다 30여분이나 늦게 끝난 아들의 축구연습을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테스트삼아 담아둔 드라마를 차안에서 편하게 보고 있으니 시간이 훌쩍 가더군요.  ^^;;  어쨌거나 다양한 GPS 기계의 활용에 너무나 행복한 요즈음입니다.

참고 사진 출처:
http://www.gps-units.com/delorme-earthmate-gps.gif
http://www.zappos.com/images/746/7461939/6901-737797-d.jpg
http://www.pocketpcmag.com/newsl_NPR/images_07_05/5821-OnCourseNavigator5.gif

Posted by 샴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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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napolis인디애나폴리스 야경 (웹포토)

제가 사는 곳은 미국 중부 (Midwest) 의 대도시라고 할 수 있는 시카고와 세인트 루이스, 그리고 인디애나폴리스의 세도시를 삼각형으로 잇는 중심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위로는 시카고가 2시간 15분 거리에, 우측으로는 인디애나폴리스가 2시간, 그리고 남쯕으로는 세인트 루이스가 3시간이 조금 안되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볼거리 많고 먹거리 많은, 제가 생각하기에 미국에서 제일 아름다운 도시인 시카고와 미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아치(St. Louis Arch)가 있는 세인트 루이스와는 달리 인디애나폴리스에는 이렇다하게 딱히 떠오를만한 명소가 없습니다.  물론 Indy 500 이라고 아주 유명한 카레이스가 있긴 하지만 레이싱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크게 감흥이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우리 동네에 살고 있는 분들중에 시카고나 세인트 루이스에 비하여 인디애나폴리스를 놀러 다녀오는 사람들은 참 적습니다.  그리고 혹시 다녀오신 분들은 누구나 공통적으로 두군데에만 다녀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children's museumChildren's Museum (웹포토)

바로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Indianapolis Children's Museum 과 도심 중간에 위치한 쇼핑몰인 Circle Center Shopping Mall 입니다.  물론 저도 이곳에 처음 와서 아이들 탓에 Children's Museum 에 다녀오긴 했습니다만 이것 하나만으로 인디애나폴리스가 매력적으로 다가오기에는 어림도 없었습니다.  저에게 있어 미국의 대도시라 함은 큼지막한 볼거리가 4-5개가 있고 아주 질이 좋은 훌륭한 식당 몇개쯤은 손을 꼽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인디애나폴리스는 미국에서 12번째로 큰 대도시라곤 하지만 저에게는 뭐 이름만 살포시 기억 언저리에 남아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몇해전 인디애나폴리스에 미국 대학 농구 스포츠 연맹 (NCAA) 의 명예의 전당 (Hall of Fame) 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제약회사인 Eli Lilly 의 후원으로 세워진 Indiana State Museum 이 의외로 볼만하다는 얘기를 듣고 가족들과 한번 다녀오면서 인디애나폴리스에는 Children's Museum 과 Circle Center 이외의 것도 있게 되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곳에 갔다가 옆에 위치한 동물원과 식물원이 의외로 규모가 있어 보이는 탓에 다음에 꼭 와야지 속으로 마음만 먹고 돌아왔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인디애나폴리스는 시카고의 맛있는 음식과 세인트 루이스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아치에 밀려 언제나 저의 추천 여행 목록에서 뒤로 밀려있는 상태였습니다 (이곳에 오래 살다보니 주변 여행 추천을 많이 받는 편이라 나름대로의 여행 목록을 소요 날짜별로 가지고 있는데 인디애나폴리스는 이속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

Circle Center MallCircle Center Mall (웹포토)

그러던 어느날, 볼 일을 보러 왔다갔다 하는 도로변에 세계 최초의 360도 돌고래 돔 (Dolphin Dome) 이 생겼다는 광고가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언제나 하나라도 더 알고 싶어 주변 광고에도 불을 켜고 다니는 편인데 내가 모르는, 혹은 안가본 곳에 관한 광고가 나왔으니 당연히 저의 눈은 왕방울만해졌고 그밑 자그마하게 쓰여 있는 Indianapolis Zoo 라는 글씨가 이어 저의 뇌리에 박혔습니다.  '그래 언제 시간이 되면 가보자.  2시간이면 홀가분 하잖아' 이렇게 마음을 먹고 있던 차에 토요일날을 무료하게 보내기가 싫었하던 저의 여행 버디(Travel Buddy)들과 함께 훌쩍 다녀오기로 하였습니다.   이왕 가는 것 놓치는 것 없이 보고 오자는 계획하에 인디애나폴리스의 지인에게 갈만한 곳이 또 없나 여쭈어 보니 인디애나폴리스 다운타운의 Canal 도 청계천 못지 않게 잘 꾸며져 있다는 얘기에 저의 마음은 더욱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대충 동물원 (돌핀돔 포함) -> 식물원 -> 인디아나 청계천 (^^) -> 멋진 쇼핑몰이나 아웃렛 -> 그리고 맛있는 저녁으로 이어지는 저의 전형적인 일정이 좌~~악 그려졌습니다.  참고로 저는 다른 도시에 갈때마다 그곳의 쇼핑몰이나 아웃렛을 가기를 좋아하는데요, 쇼핑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잘 꾸며진 몰이나 아웃렛에서 멋진 제품들을 보고 나면 기분이 업이 되는 그런 묘한 버릇이 있어서입니다.  덕분에 주변의 결혼하신 아주머니들에게는 아주 이상적인 남편으로 오해를 받고 있죠 (요즘 남편이 먼저 앞서서 몰이나 아웃렛에 가자고 하고 가서는 즐겁게 따라 다녀주는 사람이 얼마 없나 봅니다 ^^)


저의 좋은 여행 버디인 쌍동이 집사님 내외분들은 언제나 저의 계획에 쌍수를 들어 환영해 주시고 항상 웃는 얼굴로 여행을 함께 하는 탓에 출발부터 참 즐거웠습니다.  더구나 제가 여행계획을 짰다고 점심은 김밥으로 우리 것까지 준비해 주셔서 더할 나위없이 좋았습니다. ^^ 

Garmin Nuvi 200Garmin Nuvi 200 (웹포토)

한끼는 맛있는 것 사먹고, 한끼는 이렇게 준비해간 음식으로 알뜰하게 하면 얼마나 좋습니까? ^^  마침 제가 추천하여 새로산 Garmin 사의 네비게이션 (GPS) Nuvi 200 까지 처음으로 테스트하게 되어 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사족이지만 요즘은 미국에서 나오는 GPS도 한글로 화면이 나오고 방향 지시 안내도 아리따운 한국 여성의 목소리로 나옵니다.  정말 세상 많이 좋아졌지요?  이분들은 제가 드린 BestBuy 의 $50 쿠폰으로 GPS 시스템을 불과 $99 에 샀으니 정말 굿딜 중의 굿딜이었습니다.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이 한국말과 한글이 지원되는 GPS 는 Garmin 사의 Nuvi 200 모델입니다.  허... 잠깐 샛길로 빠졌군요... 


2시간 정도밖에 안되는 지라 가볍게 Indianapolis Zoo 에 도착을 했고 학생 할인이 안되는 것이 불만이기는 했지만 기쁘게(^^) 입장을 해서 전형적인 동물원 구경에 나섰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과천 서울대공원과 같이 어마어마한 크기의 동물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느지라 적당한 크기의 이 동물원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큰 동물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 내가 동물을 보러 다니는지, 아님 동물들에게 우리 가족을 보여주려고 오는지 헛갈릴 때가 있거든요. 


Indiana ZooIndiana Zoo 입구에서

시카고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Lincoln Zoo 도 아주 작고 깨끗해서 인상적이었던 기억도 함께 나더군요.  일단 오늘의 동물원 여행을 쾌적하게 하기 위하여 만 8살짜리 딸에게 Dipping Dot's 라고 하는 한국에서 구슬 아이스크림이라고 하는 것을 하나 사서 입에 물렸습니다.  이렇게 시작하자마자 간식 하나 물려주면 하루종일 아무 불평없이 잘 따라다니는 탓에 미리 머리를 쓴 것입니다. ^^;;  물개 쇼도 보고 사막관에 들려 정말 깔끔한 환경속에 예쁘고 느리게 잘 돌아다니는 도마뱀, 거북이, 그리고 사막 동물들도 보고 맛나게 점심도 먹고 했지만 역쉬 하이라이트는 돌핀돔이었습니다.   돌고래들이 돌아다니는 거대한 수소속에 동그란 원형으로 구조물이 만들어진 건데 쉽게 얘기하면 수조속 한 가운데 쉬어가는 휴게실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돌고래가 다니는 수조속에있는 공간이구나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거대한 돌고래 쇼 공연장 중심 물속에 위치를 하고 있었습니다.  즉 머리 위에서는 돌고래 쇼가 벌어지고 있었고 그 아래서는 돌고래 쇼의 무대 뒤를 보는 듯하게 꾸며져 있던 것이었습니다.  재밌게도 돌고래 쇼가 벌어지는 공연장에서는 물속의 돔이 잘 보이지 않고 돔 안에서도 밖이 느껴지지 않아 마치 두개의 시설이 따로 있는 듯 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어쨋거나 더운 여름에 냉방이 잘 되어있는 수조속에 들어가서 돌핀들이 가끔 왔다 가는 것을 보고 있으니 신선 놀음이더군요.  참 저희가 동물원에 들어갔을때가

Dolphin DomeDolphin Show 공연장. 가운데 물속이 돌핀돔입니다.

11시 30분이었는데 돌고래 쇼는 그날의 마지막 것인 4시 30분 것을 받았습니다.  돌고래 쇼는 무료여서 그런지 무척 인기가 있는 편이었고 일찍 매진되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것이 적당히 마지막 쇼때 쯤은 표를 받는분에게 사바사바하면 입장이 가능하겠더군요.  4시 30분 표를 미리 받은 사람들이 중간에 돌아가는 경우도 많고 사실 돌고래 쇼 공연장이 무지하게 크더구만요.  샌디에고나 올랜도의 씨월드 정도의 규모보다 약간 작은 정도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무더운 날씨 때문에 동물원을 몇시간 보고 났더니 아주머니들께서 많이 지쳐하시더군요. 인디애나 동물원을 다시 들어오기 위해서 손도장을 찍고 정문으로 나와 바로 동쪽에 나와있는 골목으로 끼고 돌아가니 시내가 시원하게 보이는 전경이 나오더군요.  여기서부터 WhiteRiver State Park 가 시작되는데 저는 도심에 있는, 한국의 청계천보다 깔끔하다는 canal 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거리가 만만치를 않더군요.  그래서 일단 우리 지쳐계시는 아주머니들을 인디애나폴리스를 관통하는 강 근처에 쉬게 해드린 후 남자들과 이제는 건장하게 큰 아들 녀석과 약 5백미터 이상을 걸어서 도심쪽으로 걸어가니 바로 Canal 이 나오더군요. 

Indianapolis CanalIndianapolis Canal (웹포토)

화려함은 없으나 정말 깔끔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더군요. 더구나 그 물위를 발로 노를 저으며 탈수 있는 보트들이 왔다 갔다 하는게 '오호라 다음에 올 때는 저걸 타야지'하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날씨가 무더웠던 탓에 오히려 canal 은 더 시원하게 느껴졌고 저보다 에너지가 딸리는 일행들 탓에 겨우 1 킬로 정도만 걷다가 돌아왔습니다.  다음에는 아예 다운타운쪽에서 canal 로 내려와 즐겨보면 좋겠더군요.  예전에 갔던 Indiana State Museum 과도 연결이 되어있으니 그쪽에 주차하면 되겠다 싶더군요.  중간쯤 되는 지점에는 시원한 분수도 있었고 보트 대여소도 있는 것을 잘 눈여겨보고 다음 방문을 위해 눈도장을 확실히 찍어 두었습니다.  


열심히 돌아와 기운을 충전한 아주머니 부대들과 합류해 동물원으로 다시 들어가 돌고래 쇼를 아주 재미있게 관람했습니다. 특히 무엇보다도 공연장 내부의 조명과 정말 구세주와 같은 시원한 냉방이 예술이었습니다 (돌고래들아 미안해 ^^).  돌고래 쇼 자체는 씨월드의 쇼에 비할바는 못되었지만 무료 공연치고는 괜찮다 하는게 저희의 느낌이었습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공연장도 잘 꾸며져 있고 앞에 스플래시존이라고 하여 물이 튀기는 구역도 있어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 하더군요. 

인디애나 동물원 입장권에 식물원 입장까지 포함이 되어 있는 탓에 정문을 나와 바로 옆에 위치한 식물원에가보니 밖에서 보는 건물 크기와 달리 크기가 참 작더군요.  다행히 여기 저기 날아다니는 나비들을 손에 앉게 하느라고 시간을 좀 보낼 수 있게 해놓기는 했더군요.  예전에 테네시주의 채터누가 (Chattanooga) 시에 갔을 때 Tennessee Aquarium 에 있던 나비관이 생각나서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최고로 꼽는 테네시 수족관의 나비관에 있던 나비들과 달리 종류도 적고 부상병 나비들이 많기는 했습니다만 아이들이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니 그걸로 딱 좋았습니다.

Indianapolis Zoo - Butterfly나비를 손에 올려놓고 즐거워 하는 아이들

동물원과 식물원 그리고 canal 에서의 일정을 끝낸 후에는 쇼핑몰이나 아웃렛을 가기로 했었는데 저희에게는 3개의 옵션이 있었습니다.  진짜 아웃렛이라고 할 수 있는 인디아나폴리스 40분 남쪽의 Edinburgh 아웃렛 (Premium Outlet 체인점입니다) 과 약간 북쪽에 나란히 있는 쇼핑몰인 Keystone 과 Castleton 이 그 세군데였습니다.  결국 시간도 많이 지났고 저녁식사를 하기로 한 곳에서 Keystone 이 조금 더 가까운데다가 (사실 Keystone 과 Castleton 은 서로 아주 가깝게 위치하고 있습니다) Apple Store 가 있어서 Keystone Mall 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시카고에 있는 Woodfield Shopping Mall 처럼 아주 럭져리 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Keystone MallKeystone 쇼핑몰 내부

부티나는 백화점의 대명사인 Saks Fifth Avenue 도 있고 내부도 대리석으로 깔려져 있어 호화로웠습니다.  Tiffany & Co. 도 들려보고 food court 에서 frozen yogurt 도 사먹고 예정했던 Apple Store 에서 시간도 보내면서 시원한 곳에서 아이쇼핑을 신나게 즐겼습니다.  그 이후에는 인디아나폴리스에 자주 들리셨던 분에게 추천받았던 Ocean World 라는 일식집에 가서 저녁을 정말 아주 잘~~ 먹었습니다.  롤메뉴가 유명하다고 해서갔는데 명물이라는 Soft Shell Crap Roll 도 가격에 비해서 양이 풍성해서 좋았고 나베야끼우동도 시카고의 Bowl House 만큼은 아니어도 꽤 괜찮은 편이었고 Dragon Roll 도 그 정도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 제가 홍합 요리를 좋아해서 시킨 Cajun Mussel 은 예술이더군요.  와인향이 짙게 배어있는 매콤한 소스에 홍합이 결들여지니 정말 밥 한그릇만 있으면 그 국물에 한 그릇이 뚝닥이겠더군요. ^^;;


이렇게 나름 하루를 즐기고도 집에 돌아와보니 저녁 11시, 당일치기의 여행으로는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음에 다시 한번 와서 인디아나폴리스의 청계천이라 할 수 있는 canal 을 좀 여유있게 즐겨보고 싶다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말입니다.  인디아나폴리스를 안와보신 분이라면 Indiana Zoo, Children's Museum, Indiana State Museum 그리고 Canal 이렇게 즐기다 보면 1박 2일의 코스도 가능하겠더군요.  다운타운을 거닐다 Circle Center Shopping Mall 에 들어가는 것도 괜찮구요.  Circle Center 에는 지하에 주차장이 잘 되어 있거든요.  오랜만에 들린 인디아나폴리스에서 인디아나폴리스에는 볼 것 별로 없다는 오해를 좀 벗고 돌아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Facing Indianapolis DowntownIndiana Zoo 후문에서 바라본 다운타운. Canal 이 저 너머에 있다.

한가지 더, 항상 유쾌한 여행을 항상 할 수 있는 여행 버디들이 있다는 것 (저의 경우 저의 가족외에 두 가족 혹은 세가족이 함께 합니다) 도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인디애나주에 가실 때 주의하실 점 !!!

아래 댓글에서 Hoosier 님께서 정정해주셔서 인디애나 주의 썸머타임에 대한 글을 하나 올려드립니다.

"과거에는 인디애나의 시간이 여름에는 시카고, 겨울에는 뉴욕과 같았지요. 소위 '섬머타임이 없는 EST를 사용하는 주' 였습니다.

그런데 2006년 부터 인디애나에서도 섬머타임이 도입되었습니다. 인디애나의 서북단에 해당하는 시카고 부근과 서남단의 에반스빌에서만 시카고와 같은 시간인 CST를 사용합니다. 나머지 대부분의 인디애나는 뉴욕과 같은 EST를 사용합니다. 인디애나폴리스도 당연히 섬머타임이 있는 EST 시간입니다."


그리고 아래는 지난 정보입니다. 삭제해도 되나 정보 보관차원에서 놔둡니다.  예전에는 인디애나 주가 이랬었다는 정도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제 글을 읽고 건의해주신 분의 의견을 받아서 추가합니다.  인디애나 주에 가실 때는 시간에 매우 조심하셔야 합니다.  인디애나 주는 미국에 썸머타임 (Daylight Saving Time, DST) 을 따르지 않는 미국의 3개주 중의 하나입니다 (나머지 주는 아리조나와 하와이).  썸머타임이 실시되는 때 (올해의 경우 3월 9일부터 11월 2일, 일요일날 시작하고 끝나기 때문에 날짜는 매년 조금씩 달라집니다) 는 인디애나 주의 시간이 중부표준시간(CST)을 따라가고 실시하지 않을 때에는 동부표준시간(EST)을 따라갑니다.  이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비행기를 놓치거나 박물관 구경을 예정보다 짧게 하는 불상사가 수도 없이 일어납니다.  더우기 더 헛갈리는 것은 시카고와 가까운 인디애나 주의 10개 카운티의 도시들은 중부표준시간을 썸머타임까지 따라가고 오하이오와 켄터키에 인접한 5개의 카운티는 또 언제나 썸머타임까지 동부표준시간을 따라 갑니다.  정말 헛갈리죠? 그러니 인디애나폴리스에 가시면 (혹은 인디애나 주의 도시에 가시면) 언제나 현재 시간을 꼭 확인하셔서 낭패 없으시기 바랍니다.  제 주변에 이것 때문에 비행기 놓치신 분 정말 많이 보았습니다.


웹포토 출처:
http://www.math.iupui.edu/~indyasa/jsm/photo.html
http://www.brianmcculloh.com/blog/wp-content/uploads/2008/05/indianapolis-big.jpg
http://www.gpslodge.com/pictures/nuvi200RF-thumb.jpg



Posted by 샴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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