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모 게임회사의 직원이라는 분에게 이메일을 한통 받았습니다.  그 회사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 게시판에 제가 보드게임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한다는 글을 보았고 국내 보드게임 문화와 산업의 발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가 이용하는 도서관의 정보와 사진등을 얻을 수 없냐고 비교적 정중하게 요청하셨더라구요.  

그래서 나름 인터넷에서 제가 이용하는 도서관 사진도 내려받고 또 직접 도서관에 가서 눈치 봐가며 사진도 따로 찍고 해서 이메일로 보내드렸는데 그 이후 연락이 없으시더군요.  외국에서 살다보면 가끔씩 이런 요청을 받고 또 거기에 제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부탁을 들어드리면 그 후 고맙다는 인사조차 없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또 하나의 예가 추가되었습니다.  

사실 부탁하시는 분들은 이러시면 안됩니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그 후 또 다른 분의 부탁이 있을 때 이런 불쾌한 경험이 떠올라 부탁을 들어드리는 일을 주저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행히 그 커뮤니티 게시판에 제가 위의 내용으로 글을 올렸고 담당자께서 정중히 사과를 해주셔서 지금은 기분좋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찍어온 사진들이기에 여기에도 소개해 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제가 요즘 보드게임을 좋아하게 되었고 동네 도서관에서 보드게임을 빌려서 해본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바로 그 도서관 얘기입니다.

먼저 제가 이용하는 우리 동네 도서관의 전면과 측면 사진입니다.  인터넷에서 구한 사진이구요, 정면과 측면이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시면 하나는 주차장 앞에 하나는 길가에 위치한 모습니다.  원래는 저 측면이라고 아래에 보여드리는 사진이 정면이었는데 도서관 증축 공사가 있고나서는 주차장으로 통해있는 문이 정문처럼 이용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제가 사는 도시에는 시에서 운영하는 공립 도서관 (Public Library) 이 두개가 있는데 그 중 하나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쌍동이 도시이고 도서관이 두개이니 각각의 도시에서 하나씩 운영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래의 도서관이 좀 고전적이고 다른 하나는 훨씬 더 현대적이고 시설이 놀랄만큼 좋습니다. 하지만 보드게임은 이곳에서만 빌려줍니다. ^^

urban free library< 주차장과 연결되어 있는 도서관 정면 >


Urbana Free Library<길옆에서 위치한 예전 정문/현재 측면 모습>


아래의 사진이 보드게임을 빌려주는 도서관 2층의 카운터의 모습입니다.  두명의 직원이 상주하면서 보드게임이랑 이곳에서 컴퓨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도와줍니다.


아래의 사진은 많은 수의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는 2층 전경입니다.  컴퓨터가 없거나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도 이곳에 와서 손쉽게 사용을 할 수 있습니다.



일하는 직원 뒷쪽으로 보드게임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대여가 나간 것도 있으며 한달에 하나씩 새로운 보드게임이 추가 됩니다.  일주일에 한사람 앞에 하나씩 빌릴 수 있습니다.  하루씩 반납이 늦을 때마다 몇백원 수준의 연체료가 부가됩니다. ^^




아래의 사진은 한달에 한번씩 도서관에서 주관하는 보드게임 모임입니다.  낯선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게임을 하고 도서관 상주 직원이 보드게임 룰을 설명해 줍니다.  바로 옆에는 카페가 있어서 커피를 뽑아다 마실 수 있으며 젤 왼쪽에서는 '팬데믹 (Pandemic)' 이라는 게임을 하고 있으며,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저랑 같이 게임을 하던 팀인데 (제가 게임하다가 일어나 가서 사진을 찍으니 저를 봐줍니다 ^^) '카탄의 개척자 (Settlers of Catan)' 이라는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 이날 처음으로 카탄의 개척자를 해보았고 예전부터 알고 싶었던 게임인데 사진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머리가 하얀 어른께 많이 배웠습니다. ^^  제가 게임을 함께 하는 팀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다들 연식이 꽤 됩니다.  오른쪽 밑에서는 Hive 라고 하는 2인용 게임을 하고 있는데 턱수염이 난 친구가 도서관 직원이며 룰을 설명해 주기도 하고 이렇게 직접 게임상대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정말 친절합니다. ^^



뭐 이 정도입니다.  도시의 도서관에서 보드게임을 빌려주고 이를 빌려 맘껏 해보고 나서 맘에 드는 것만 구입을 할 수 있는 것은 저에게도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됩니다. ^^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이렇게 도서관에서 보드게임을 빌려주고 보드게임 모임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겠습니다.








 


Posted by 샴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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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태어날때부터 비디오 게임부터 온갖 종류의 게임을 접하면서도 한번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을 못해본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게임에 대한 증오심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온갖 종류의 비디오 게임기가 출시될때마다 구입해서 결국은 아들만 좋은 일 시켰지요 (저의 게임 역사는 인류 최초의 비디오 게임기인 아타리사의 Pong 부터 시작합니다. 당시 제가 사는 도시에서 저 혼자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


그러다 미국에 와서 아이를 키우면서 딸아이가 보드게임을 하자는 것을 몇번 거절해서 상처를 준 일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모노폴리 같은 것이 굉장히 저변이 넓은데 저는 정말 몇시간씩 그걸 보고 앉아있는게 참 싫었더랩니다. ^^  아이가 하자고 했던 것은 Game of Life 라고 아마 한국에서는 인생게임이라고 할겁니다.  동그란 휠을 돌려서 말판을 따라가는.. 재미는 없고 시간은 무지 걸리고 몇번 하다가 딸아이에게 도저히 못하겠다고 GG 를 치고 그걸로 딸아이는 상처를 받았었죠. ^^



LIFE 인생게임LIFE 인생게임



그러다 딸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서 혹시 나같은 사람도 재밌게 할 수 있는 보드게임이 있을까 찾다가 제 인생 최초로 두번 이상 게임을 하게되는 역사가 이루어졌습니다. ^^  그래서 요즘은 인터넷에 있는 모든 보드게임에 관한 정보를 뒤지면서 재밌는 것을 찾은 후에 동네 도서관에서 하나씩 빌려서 해보며 재미있는 것은 소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도서관에서 보드게임도 빌려줍니다 ^^)


저를 보드게임의 세계로 이끈 게임은 루미큐브네요. 쉽고 간단하면서도 상당히 재미가 있더군요. 집에 오는 손님들과도 같이 하고 사람들과도 같이 하고.. 그러다가 카르카손도 알게 되고 리코쳇 로봇도 해보고 Qwirkle (쿼클) 도 해보고 한국에서 오시는 분에게 부탁해서 다빈치 코드도 소장하게 되었네요 (미국에서는 절판이 되서 비싼 돈을 줘야 구입합니다 ^^) 지금은 아마존에서 Ticket to Ride: Europe 버젼도 그동안 아마존 신용카드를 쓰면서 모아둔 포인트로 구입했습니다. 티켓 투 라이드는 아이패드 엡으로 사서 해보고 맘에 들어서 기본판을 건너뛰고 확장판을 하게 되었네요.  지난주에는 남은 포인트 탈탈 털어서 이건 죽을때까지 재밌게 하겠다 싶은 Dominion 이라는 게임도 구입을 했습니다. ^^

Rummikub중독성 장난 아닌 Rummikub 루미큐브

참 신기합니다.  이 나이 다되어 가도록 게임 따위에는 빠져본 적이 없는데 보드게임은 예외네요.  보드게임 전문 커뮤니티로 가장 유명한 BoardGameGeek.com 에 가서 기웃기웃하기도 하고 여기저기 게임 방법 및 정보를 찾아 온라인을 뒤지기도 하네요.  ^^


일주일에 한번씩 도서관에 보드게임을 반납하고 새걸 빌리는데 매주 화요일이나 수요일에느 이번 주에는 뭐를 빌릴까 행복한 고민중입니다. 그동안 집에서 딸아이는 스마트폰에 머리 박고 있고 저는 한국 드라마/쇼등을 보며 소일했었는데 이제 머리를 맞대고 깔깔거릴 수 있어 좋습니다.  주말이면 저희 집에 오시는 손님이 있는데 그분 가족과 죽이 맞아 금요일 저녁에는 매주 Board Game Night 이네요. ^^


Ticket to RideTicket to Ride : Europe 확장판


바로 주변에는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아직은 혼자서 머리를 싸매고 하는 외로운 보드게이머지만 늙으막에 시작하게 된 새로운 취미라 만감이 교차하네요. ^^


참, 요즘은 딸아이가 바빠져서 (새 학교에서 숙제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제가 사정사정해야만 같이 게임을 할 10분을 겨우 얻어냅니다.  완전한 전세 역전이죠.  어쨌든 새로운 관심분야가 생겼다는게 매우 즐겁습니다. ^^


* 2013년 10월 15일 현재 제가 해본 보드게임 중 선호도 Top 10 입니다.


1.  Dominion (도미니언)

2.  Rummikub (루미큐브)

3.  Ticket to Ride: Europe (티켓 투 라이드: 유럽 확장판)

4.  Carcassonne (카르카손)

5.  다빈치 코드 (한국판, 미국명 Game of Coda)

6.  Forbidden Island (금단의 섬)

7.  Ricochet Robot (리코쳇 로봇)

8.  Settlers of Catan (카탄의 개척자들)

9.  Blokus (블로커스)

10.  Qwirkle (쿼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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