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나경원씨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의 청탁사건과 관련하여 청탁사실을 시인한  박은정 검사에 관하여 '나는 꼼수다' 방송중에서 이 사실을 공개한데 대하여 인터넷이 많이 뜨거웠었는데요, 이 사건에 대한 저의 조그마한 의견을 부쳐봅니다.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를 제가 임의대로 최대한 단순화 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본인의 동의를 얻지 않은 내부고발자의 신상공개는 인권침해 등의 이유로 인하여 부적절하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2. 양심선언한 검사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으며 오히려 공개여부의 사전협의 여부를 밝히는 것은 박 검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두 문제 여러모로 생각해봐도 나름대로의 타당한 말씀이며 그래서 더더욱 논쟁의 여지를 남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부고발 문화 및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 등 일련의 체계가 아직은 미국만큼 발달하지 않은 한국의 경우 앞으로도 이러한 문제는 계속해서 논란의 대상이 될 듯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범위내에서의 미국은 내부고발자의 신상 공개에 대하여 사안에 따르긴 하지만 대체로 공개하는 편이며 일단 공개될 경우 이에 대한 보호가 굉장히 잘 되어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공익을 위한 내부고발로 인지를 하여 '배신자' 등의 낙인을 조금 덜 씌우는 느낌이며 내부고발자가 고발로 인하여 얻는 불이익에 대하여 항의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초중고등학교에서도 친하게 지내는 친구 사이에서도 학급 규칙을 위반하면 가차없이 선생님께 꼰질르는 한국적 시각으로 보면 섭섭한 일도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

제가 약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전공과 관련된 비유로서 저의 개인적인 사견을 더해보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약중에 '우황청심환' 이라는 약이 있습니다.  뭐 요즘에는 조금 긴장되는 일이나 가슴 떨리는 일이 있으면 상시복용하는 진통제만큼 흔한 약이 되어버렸습니다만 우황청심환의 원래 효능은 기사회생(起死回生) 이라는 단 한마디로 요약이 됩니다.  그야말로 죽어가는 사람을 절대절명의 순간에 벌떡 되살리는 약이라는 얘기죠.  그런데 요즘 드시는 우황청심환에는 원래 처방중에서 중요한 성분이 하나 빠져 있습니다.  그게 '비소(As)' 인데요, 이게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유해중금속이고 맹독성이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도 섭식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저는 나꼼수팀이 비장한 마음으로 우황청심환 (원래 처방 그대로의) 을 처방했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살아난다고 하더라도 중금속인 비소로 차후에 어떤 위험을 초래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살려놓고 봐야한다는 그들 나름대로의 궁여지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여기서 비소는 앞서 언급한 논란에서 인권침해에 비교될 수 있겠네요.

결과적으로 박 검사의 사표는 반려되었고 (물론 그 이후에 조직의 특성상 박 검사의 행보는 가시밭길일테고 제대로 검사 생활을 하기는 힘들겠지만) 주진우 기자는 구속을 면했습니다.  한 사람은 만신창이지만 살려 내었고 그 사람으로 인해서 또 한사람 (주진우) 은 완전히 살아났습니다 (그리고 살아난 이 또 한사람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할 사람이구요).

제 가 나꼼수를 좋아하는 점이 바로 이 점입니다.  뒷골목 양아치스러운 말투로 세상을 이야기하지만 그들은 세상을 바꾸어 놓습니다.  아마 단군이래로 이렇게 정식 언론이 아니면서 역사를 바꾸어 놓는 (녜, 오세훈의 사퇴, 나경원의 패배 그리고 박원순의 승리 등은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재야인은 신라시대의 서동요 이후에 최초가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제가 여기에 제기한 논란보다도 사법부의 일원으로서 해서는 안될 일을 한 김재호 판사의 행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그의 부적절한 행위보다도 나꼼수가 더 문제가 되는 상황이 제일 안타깝습니다 (이를 예견했듯이 이번호 나꼼수는 발표전에 이미 나꼼수 멤버나 주위분들이 힘을 달라고 애처로운 호소를 하기도 했지요).   박 검사가 그의 나머지 커리어를 모두 걸다시피 해서 한 양심선언이 거짓이라고 보기도 어렵구요.

부디 이 사건의 원래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김재호 판사의 사법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동이 나꼼수 폭로 문제로 희석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타국에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고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어 나갈지 무척 궁금하고 한편 또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Posted by 샴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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